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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30분(한국 시각) 카타르 알 라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지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에 나섭니다.
만치니와 야야 투레
★ 슬럼프 중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는 1984년부터 2000년까지 아시안컵 5연속 결승 진출 및 3회 우승이라는 불멸의 기록을 세우고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지만, 이후 급격한 슬럼프를 겪으며 기세가 많이 꺾였습니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의 대실패 이후 2007년에 절치부심하여 다시 준우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 이후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어야 했습니다. 또한 17년째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골이 없습니다.
★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깜짝 부임
사우디아라비아의 감독은 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59)입니다. 그러면서 전력이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뛰어난 개인 능력에 만치니 체제의 수비 시스템까지 견고해졌습니다.
만치니 감독은 SS라치오를 시작으로 인터 밀란, 맨체스터 시티 등을 이끌었던 세계적인 명장 중 한 명입니다.
2004년부터 인터밀란을 이끌고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만 3번을 달성했으며, 2011-12시즌에는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역사적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탈리아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우승까지 달성했습니다.
이후 만치니 감독은 2023년 여름 사우디 축구대표팀에 ‘깜짝’ 부임했습니다. 사우디는 유럽 경험이 풍부한 만치니 감독을 선임해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만치니 감독이 사우디에서 받는 연봉은 무려 2,700만 달러(약 361억 원)입니다.
★ 야야 투레 코치로서의 합류
그런데 사우디의 벤치에는 만치니 감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한때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했던 야야 투레가 코치로 있습니다. 투레는 작년 11월 만치니 감독의 부름을 받고 사우디의 코치로 부임했습니다.
투레는 만치니 감독과 함께 2011-12시즌 맨시티의 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입니다. 선수 시절 강력한 신체 조건과 센스 있는 패스 능력, 화려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까지 겸비한 일명 ‘육각형 미드필더’로 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투레는 단숨에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미드필더로 거듭났고, 2018년까지 맨시티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만치니 감독은 '수비 축구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출신으로, 단단한 수비 조직을 구성하는 데에 강점을 보이는 사령탑입니다. 게다가 야야 투레 코치와의 조합은 사우디 축구대표팀의 수비력을 한층 더 완성형으로 만드는 중입니다.
측면 공격수 알 도사리
★ 에이스 알 도사리
한국을 가장 위협할 수 있는 선수는 역시 살렘 알 도사리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측면 공격수인 알 도사리는 빠른 속도와 센스 있는 연계 플레이 능력을 갖췄습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는 선수입니다.
알 도사리는 2022년 11월에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회 첫 경기였던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를 2-1로 잡으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 중심에는 알 도사리가 있었으며 두 팀이 1-1로 비기던 도중, 아르헨티나 수비수 4명을 상대로 공을 지킨 뒤, 2-1을 만드는 역전 골을 완성했습니다. 비록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전 패배는 아직도 충격으로 남아 있습니다.
★ 모하메드 칸노, 압둘 하미드, 가리브
알 도사리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인 모하메드 칸노도 경계해야 할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칸노는 192cm의 준수한 신체 조건을 활용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더해 강력한 중거리 슈팅 능력도 갖췄습니다. 앞선 2차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빠른 역습도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은 주로 3-5-2 포메이션을 가동하는데, 양쪽 윙백이 순간적으로 높은 지역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합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오른쪽 윙백인 압둘 하미드는 만치니 감독의 전술을 잘 따르는 선수입니다.
여기에 더해 빠른 발을 갖춘 공격수 가리브도 위협적입니다. 가리브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백업 자원인데, 후반 중반 상대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를 노려 투입됩니다. 그리고 엄청난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의 숨통을 끊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5승 8무 5패 백중세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역대 전적 5승 8무 5패로 백중세입니다. 다만 한국은 2005년 8월 17일 2006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0:1로 패한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2승 3무를 기록 중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반대로 2005년 승리 이후 19년째 한국을 이기지 못하는 중입니다. 아시안컵에서의 마지막 대결은 2007년 대회 조별리그 1차전으로 1:1로 비겼습니다. 당시 한국이 선제골을 넣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경기장 정전 사태로 흐름이 끊기고 경기가 30여분 가까이 중단되었고 이후 재개된 경기에서 동점골을 내주고 비겼습니다.
아시안컵 사우디 징크스
★ 아시안컵 상대전적 무승
대한민국에게도 극복해야 할 징크스가 하나 있는데, 역대 아시안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3무 1패, 즉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조별리그에선 역대 3번 만나 2무 1패를 거뒀고, 1988년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만나 0:0으로 비겼지만 승부차기에서 지고 말았습니다.
일본과 이란을 피한 대신 아시안컵 대회 역사상 단 1번도 이겨본 적 없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뚫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결국 앞서 말한 사우디전 무승 징크스 및 클린스만호의 조별리그에서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이 경기도 절대 쉬운 경기는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고, 어쩌면 16강부터 연장 혈투를 치러야 할 가능성도 크게 존재합니다.
★ 로테이션 돌린 사우디
사우디는 대한민국의 조 2위가 확정된 이후 3차전에 전 포지션 로테이션을 돌렸습니다. 반면 대한민국은 3차전에 한 두 자리를 제외하고 주전을 전부 투입했습니다.
다만 이번 대회는 조별리그가 종료된 이후 55일가량의 휴식이 주어지기 때문에 체력 회복은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주전을 대거 투입해 놓고 결국 탈락이 확정된 말레이시아와 비긴 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한국 선수단의 급격한 사기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 그야말로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으로 조별리그 마지막까지 망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 황희찬과 김진수의 복귀
현지 시간 기준으로 경기가 치러지는 날짜는 1월 30일 화요일 오후 7시로, 주말이 아닌 평일입니다. 또한 체력 문제와 더불어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카드 문제 또한 말레이시아전에서 카드가 있던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카드를 받지 않으면서 '적어도' 이 경기까지는 별문제 없이 주전 선수진이 나올 수 있게 되었으며 많은 축구팬들이 기다렸던 선수단의 주전급 선수 황희찬과 김진수가 돌아왔다는 점도 호재입니다.
아시안컵 16강전 빅매치
양 팀의 내부적, 외부적 불안과는 별개로 해외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역대급 16강 매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두 아시안컵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아시아 최상위권의 강호이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엄청난 선전으로 세계를 경악시켰을 정도로 고점 역시 높은 국가로서 힘의 균형이 팽팽하기 때문입니다.
해외 베팅 업체들의 한국-사우디전 예측 역시도 52:48 수준으로 대한민국의 박빙 우세를 점칠 정도로 승패를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으며 아시아와 서양의 축구팬과 축구 관련 유튜버들 사이에서도 한국의 승리 또는 사우디의 승리를 예측하는 비율이 비등할 정도입니다.
이렇듯 두 팀의 대결은 2023 아시안컵 16강전 최대 빅매치로 여겨집니다.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모두 가진 명성에 비해 조별리그에서의 경기력이 좋지 않았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의도적으로 전력을 발휘하지 않거나 로테이션을 돌리고, 세계적으로도 강팀이 부진한 경우가 많은 조별리그와 달리 무조건 전력으로 맞붙는 토너먼트전인 만큼 해당 경기를 통해 대한민국의 이전 졸전이 토너먼트를 위한 트릭이었을지 그냥 일관된 무전술이었을지도 결과가 나오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