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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이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돌풍의 주역' 타지키스탄을 꺾고 4강에 올랐습니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E조에서 한국과 맞붙어 2-2 무승부를 기록한 팀입니다.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아시안컵 8강에서 호주를 꺾고 4강에 진출해 요르단과 오는 6일 밤 자정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습니다. 오늘은 조별리그와는 또 다른 4강 토너먼트에 맞는 요르단의 전력분석을 해보겠습니다.
같은 대회, 두 번 상대하는 경우
대한민국이 아시안컵에서 이번 요르단처럼 상대팀을 두 번 만나는 경우는 총 세 번이 있었습니다.
1980 AFC 아시안컵 쿠웨이트
☞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를 3:0으로 완파했으나 결승에서 다시 쿠웨이트를 만나 0:3 참패하고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2000 AFC 아시안컵 레바논
☞ 조별리그에서 중국과 2:2로 비긴 다음 3위 결정전에서 다시 만나 1:0으로 승리했습니다.
2015 AFC 아시안컵 호주
☞ 조별리그에서 호주를 1:0으로 잡은 다음 결승에서 다시 호주를 만나 1:2로 패하고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총 3번의 상황에서 조별리그에서 이긴 2번은 모두 결승 패배로 돌아왔지만 조별리그에서 비겼을 때는 승리로 이어졌습니다. 우연히도 대한민국이 요르단에 2:2로 비긴 상황이라 한 번 더 조별리그 무승부가 승리로 돌아오면 좋을 상황입니다.
위의 경우처럼 3번의 재대결에서 대한민국이 2번 연속으로 이긴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같은 대회에서 두 번 연속으로 만난다는 것은 이미 서로 상대의 전력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단기간에 같은 팀을 두 번 연속으로 이기는 것은 컵 대회던 리그건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여겨지고 실제로도 이런 경우 자주 이변이 일어나는 편이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전혀 예측하기 힘듭니다.
요르단은 자국 사상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했으며, 카타르, 이란과 더불어 생존한 아랍권 팀이므로 이번 경기에서도 열렬한 응원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이 불리한 점 5가지
① 클린스만 감독의 부실한 전술
비록 한국이 4강까지 올라오긴 했고 앞서 말했듯 교체 카드를 통한 용병술에는 의외로 능력을 보였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능력은 여전히 형편없었습니다.
여전히 포메이션을 던져놓기만 하고 세부 전술이라는 게 없으니 조별리그부터 지난 호주전까지 중원은 허허벌판이 되고, 공격 방법은 선수가 개인 기량으로 다 뚫어주기만 바라며 무한 크로스와 무한 측면 컷백밖에 없다는 문제점은 4강까지 올라왔음에도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도 상대 팀도 바보가 아닌지라 단순한 한국의 공격을 90분까지는 다 막아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의 체력이 고갈될 때 한국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빛을 발하면서 계속 밀어붙인 끝에 막판에 틈을 만들어내고 이걸 놓치지 않고 기적을 일으키는 방법이 2번씩이나 연달아 성공하며 4강까지 올라왔습니다.
이렇듯 선수들을 갈아 쓰며 상대에 대한 분석 없이 무전술로 대응하며 행운을 노리는 패턴이 4강에서도 또 한 번 터져줄지는 의문입니다.
비록 간간히 기회가 나올 때마다 선수들이 전부 날려 먹은 것이 가장 크긴 했지만, 대량 득점을 하고 있음에도 선수간의 협력으로 만들어서 넣는 필드골이 부족하다는 점도 이 문제점의 연장선상입니다.
5경기 동안 득점한 11골 중 7골이 자책골이나 PK, 프리킥, 코너킥 등으로 얻어낸 세트피스 득점으로, 상대의 실수라는 행운이 조금 겹친 16강 조규성의 헤딩골을 제외하면 1차전 바레인전 이후 4경기째 한국 선수들의 협력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고 넣는 필드골이 없는 상황입니다.
② 대한민국의 수비력
승리는 했지만 이번에도 클린시트에 실패하면서 전 경기 실점 및 총 8실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수비는 결코 좋은 편이 아니며 호주전에서도 그러한 단점이 많이 보였는데, 그나마 조현우가 없었으면 정규시간에 패배했을 것이라는 평이 많은 만큼 개선할 필요는 있습니다.
③ 김민재의 결장
대한민국의 수비 불안은 대회 내내 대표팀을 괴롭혀 왔지만, 그때마다 김민재는 맹활약을 통해 상대 공격을 모조리 차단하며 한국의 4강행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4강전을 김민재 없이 치러야 합니다. 하필 상대가 요르단인 것도 걸림돌인데, 2차전 당시 김민재는 한국이 대참사를 겪을 수도 있던 상황에서 요르단의 공격을 혼자 모조리 끊는 괴물 같은 활약을 펼치며 한국의 무승부에 크게 일조했습니다.
그러나 김민재가 없는 상황에서 안 그래도 체력 문제가 두드러지는 한국이 김민재 없이도 잘 버틴다면 다행이지만 또다시 요르단에게 밀리는 경기를 한다면 이번에야말로 대참사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현재 이 문제는 현재 한국 대표팀에게 양날의 검 그 자체인 상황인데, 만약 김민재의 부재로 한국 수비가 흔들려 요르단에게 패배한다면 결국 우려한 상황이 그대로 벌어지며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일단 희망적인 점이라면 김민재가 결장했었음에도 2년 전 월드컵에서 가장 중요했던 경기를 승리했던 적이 있다는 점, 현재 클린스만호의 수비진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은 울산의 수비진 조현우 골키퍼, 그리고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의 포백 라인은 얼마 전까지 지난 시즌 내내 합을 맞춰온 선수들이라는 것입니다.
④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
호주전을 기어이 연장 끝에 잡아내면서 2경기 연속 120분 이상의 경기를 치렀습니다.요르단이 2경기를 정규시간 안에 끝낸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부담스럽습니다.
지금까지는 정규 시간에 승부가 나지 않아도 우세한 체력을 기반으로 극적인 역전을 해왔지만, 16강과 8강을 모두 연장전의 끝까지 치른 턱에 8강 막바지에는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했습니다.
⑤ 경기장 적응
이번 4강 경기가 열리는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은 대한민국에게는 초면이지만, 요르단은 이미 8강을 이 경기장에서 치렀습니다.
다만 한국 선수들 중에서도 3년 전 FIFA 클럽 월드컵 카타르 2020에 울산 소속으로 출전했던 조현우, 김태환, 설영우는 이 경기장에서 뛴 적이 있기는 합니다.
한국이 유리한 점
★ 2연속 극적승으로 높아진 사기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조별리그 1위 통과와 1포트 팀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를 상대로 대한민국 대표팀은 2번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루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최고조로 높아진 점을 긍정적 요소로 꼽을 수 있습니다.
★ 요르단의 주전 2명 경고 누적 결장
요르단은 타지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경고 누적으로 인해 수비수 살렘 알 자린과 자신들이 자랑하는 발재간 좋은 공격수 중 한 명인 알리 올완이 이번 경기를 뛰지 못합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대회에서 전 경기 선발 출장한 핵심 전력으로, 요르단에게 매우 곤란한 손실입니다. 이로써 경고 누적으로 인한 김민재의 결장의 여파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의외로 지쳐있는 요르단
앞선 이라크와의 16강 혈전에서 힘을 매우 뺐는지, 요르단은 타지키스탄을 상대로 후반 중반이 되기도 전에 이리저리 처지며 실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에이스 무사 알 타마리도 그 경기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특히 70분에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이전 경기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미스를 냈습니다.
요르단처럼 상위 체급 아래의 팀들은 토너먼트에서 다음 경기를 기약할 여유 자체가 없기 때문에 매 경기를 결승전처럼 뛰어야 합니다.
즉 전력 자체가 6 ~ 7경기라는 긴 일정을 소화하기는 무리이기 때문에 8강에서 보여준 체력 저하는 딱히 놀라운 게 아니고, 이런 돌풍의 팀들은 대개 준결승쯤 오면 퍼지기 마련입니다.
★ 비교적 약체인 요르단
이번에 만나는 요르단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격파한 사우디아라비아나 호주보다는 확실히 약체입니다.
조별리그에서 제아무리 대한민국과 요르단이 비겼다고는 하나, 대회 개막 이전에는 E조에 편성된 다른 팀들인 바레인, 말레이시아와 그렇게 크게 차이 나지 않는 팀이라고 평가되었고 1차전에서 3:1로 완승을 거둔 상황이라 대한민국이 어느 정도 방심한 부분도 감안해야 합니다.
토너먼트로 준결승까지 올라온 이상 조별리그에서 만났을 때와는 요르단에 맞서는 자세부터가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그리고 요르단도 16강 이라크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상대팀의 핵심 공격수 아이만 후세인의 퇴장으로 인한 이득을 많이 봤고 8강 타지키스탄전에서도 상대의 자책골로 1:0 진땀승을 거두는 등 준결승 진출까지 행운이 많이 겹친 것도 사실입니다.
대한민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진표가 수월했음에도 준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이 대한민국보다 크게 매끄러울 것도 없었기 때문에 충분히 희망을 걸어볼 만한 상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경고 누적의 리셋
이 부분 또한 양 팀에게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조별리그 맞대결 당시에는 경고 누적 위험 선수가 꽤 많아서 제 기량이 나오기 힘들었던 한국 입장에서는 엄청 후련하게 작용될 수 있습니다.
당초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의 일기즈 탄타셰프 주심처럼 관대한 판정이 8강 호주전에 배정된 아흐메드 알 카프 주심에게는 나오지 않으리라는 비관적인 예상이 나왔지만, 오히려 그에 준하는 관대하고 공정한 판정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선수들의 경고가 리셋되고 김민재의 4강 결장만 빼면 한국에게 큰 손해는 없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 토너먼트 경험의 차이
대한민국은 64년 동안 우승만 없었을 뿐, 1984년 대회를 제외하면 항상 토너먼트에 진출했고 결승전에만 4번 진출했을 정도로 아시아 정상권 팀답게 토너먼트 경험이 매우 풍부한 편입니다.
반면 요르단은 아시안컵 여정에서 이렇게까지 멀리 왔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조별리그에서는. 요르단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토너먼트 무대는 팀의 경기력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 클린스만 감독의 용병술
경기가 안 풀린다 싶을 때 바로 교체 카드를 꺼내는데 이게 신들린 것처럼 계속 적중하는 중입니다. 주로 스트라이커와 미드필더 자리에서 결함이 생기면 즉시 교체 카드를 써서 경기 흐름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8강에서 보여준 양현준 교체 카드는 팬들 사이에서도 놀라움을 표할 정도로 신의 한 수가 되었습니다. 팬들은 4강에서도 클린스만의 이런 능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하는 중입니다.
★ 양현준의 등장과 활약
양현준은 호주전에서 후반 85분 김태환과 교체되어 드리볼과 돌파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황희찬의 부상이 의심되어 컨디션이 온전치 않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를 체력적 여유가 있는 양현준이 대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 호주전의 활약을 본 네티즌들은 체력적 여유, 경기력을 이유로 양현준을 이번 경기에 4-3-3, 4-4-2의 윙어 혹은 3-4-3의 윙백으로 선발 출장시키자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양현준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내려앉아 역습을 노릴 가능성이 높은 요르단을 상대로 3-4-3 포메이션에서 공격력이 좋은 양현준을 윙어 라인으로 올리고 수비력이 좋은 반대편의 설영우, 김진수를 풀백 라인으로 내리는 호주전 연장전과 비슷한 유형의 비대칭 변형 쓰리백 혹은 아예 극단적인 공격 전술인 4-2-4, 3-3-4 전술 등을 사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물론 앞서 서술한 윙백 선발 출전의 위험성, 주전 센터백인 김민재가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는 상황에서 쓰리백 전술은 선발로보다는 후반전 교체 전술로 경기가 안 풀리는 답답한 상황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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