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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이끄는 호주(FIFA랭킹 25위)는 28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인도네시아(FIFA랭킹 146위)에 4-0 승리, 8강에 진출했습니다.
한국과 호주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28전 8승 11무 9패로 백중세입니다. 2010년대로 좁혀 계산해도 2승 3무 2패로 팽팽합니다.
한국이 불리한 점 3가지
★ 여전히 불안한 클린스만
조별리그에서의 단점들이 개선되지 않은 채 8강에 올라왔다는 부분은 낙관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16강 사우디전에서도 상대가 중원에서 압박을 강하게 가져갔을 때 중원의 숫자 부족으로 인해 나오는 볼 소유권 상실 문제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단 한 번도 쓰지 않았던 3백을 운용하면서 공격은 더 답답해지고 수비는 좋아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선수들의 인터뷰에서 감독의 지시가 따로 없이 선수들끼리 의논했다고 밝혀 클린스만이 3백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았고 센터백들의 개인 역량으로 만들어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16강전에서는 선수들의 개인 역량과 투지, 정신력으로 꾸역꾸역 버티며 8강에 진출했지만 호주를 상대로도 똑같이 먹힐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 체력적 손해
대한민국은 일정상으로도 이틀은 더 쉰 호주보다 매우 불리하며 체력적으로도 손해를 크게 본 만큼 8강전도 매우 힘든 승부가 예상됩니다.
더군다나 대한민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승부차기로 올라왔으므로 호주 쪽도 대한민국의 승부차기를 당연히 분석을 할 것이며, 8강 호주전에서도 승부차기까지 끌려가면 전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더더욱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이 경기를 정규시간 내에 잡아내는 팀은 준결승에서 상대적으로 언더독 팀을 체력이 고갈되는 시기에 만나므로 상대하기 쉬울 공산이 큽니다.
★ 상대전적과 2015년의 패배
대한민국과 호주의 역대전적도 상당히 팽팽한데 9승11무8패로 사실상 비슷하며 호주가 근소하게 우위입니다. 물론 가장 최근 열렸던 국내 평가전 당시 1:0으로 호주를 이겼지만, 2015년 호주 아시안컵 당시 호주가 대한민국을 누르고 우승을 했던 것은 거슬릴 수밖에 없습니다.
호주는 어떤 팀?
한국은 지난 2015 호주 아시안컵 당시 결승전에서 호주를 만나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배, 준우승에 그친 바 있습니다.
당시 호주를 이끌었던 사령탑이 현재 '한국 주장'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의 감독인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라는 기묘한 인연이 얽혀 있기도 합니다.
★ 파워축구의 호주
호주는 좋은 신장과 체격 등을 활용한 파워 축구를 구사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김민재, 정승현(울산) 등 피지컬이 좋은 수비진을 보유해 크게 밀리지 않습니다.
상대 수비진과의 경합에서도 조규성, 오현규(셀틱) 등 몸싸움에 능한 공격진이 있으며 또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호주를 공략할 수 있는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튼), 양현준(셀틱) 등 발 빠른 측면 자원들도 있어, 전력상 다음 라운드 진출이 아주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 스타선수없는 호주
현재 호주 대표팀 선수들 중 유럽 5대리그(잉글랜드,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의 1부리그)에서 뛰는 선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호주나 일본,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하부리그 등 한 단계 낮은 리그로 평가받는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 2부리그 챔피언십 1위팀 레스터 시티서 뛰는 키 200cm '거인' 중앙 수비수 해리 수타가 비교적 가장 위상이 높은 구단에서 뛰고 있습니다.
한국이 유리한 점 4가지
★ 썩 좋지 않았던 호주의 경기력
호주는 조별리그에서 분명히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1차전에서는 수비적으로 저항하는 인도에게 막혀 한참을 고전하다, 남아시아 특유의 체력 저하가 보이는 후반전의 기회를 틈타 2골을 넣었지만 최약팀을 상대로 결코 압승이라고 할 수 없는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2차전에서는 그보다 더 상위호환의 수비 전술을 구사하는 시리아에게 더욱 부진하며 한참을 씨름하다 우당당탕 골로 정말 간신히 한 골을 넣었습니다.
최종전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 골로 연결시켜 잘 간수해 가나 했지만, 막판 우즈베키스탄의 헤딩 골로 무승부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나마 16강에서는 인도네시아에게 4골을 몰아치며 대승을 거두어 조별리그의 좋지 않은 폼을 털어내긴 했지만, 인도네시아는 16강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기적인 상황이었던 약체였습니다.
사실상 4경기 동안 상대한 팀 중 강했던 팀은 우즈베키스탄 말고는 없을 만큼 약팀들만을 상대해 왔으므로, 중동 국가들과 끝내주는 혈투를 치르고 온 대한민국을 상대로 호주의 체력과 휴식시간은 분명히 우위겠지만 경험 면에서는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 유리한 호주와의 상성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 지휘 하에 호주가 내려앉는 수비 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은 대한민국에게 큰 이점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중원에서 숫자로 밀어 붙이는 전략에 매우 취약한 경기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이 지난 16강 사우디전과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에서도 상대가 내려앉았을 때 공격력이 살아나고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현재 호주의 전술적 특성은 대한민국에게 좋은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듭니다.
★ 운좋은 경고 관리
의도했건 아니건 대한민국의 신기에 가까운 경고 관리 능력도 긍정적 요소입니다. 4경기를 치르며 10장의 경고가 쌓였지만, 이를 모두 서로 다른 선수들이 받아 아직까지 카드 트러블로 결장한 선수가 없습니다.
즉, 최소 8강전까지는 선수단 풀가동이 무리 없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경기까지 경고 누적이 유효하므로 이번 경기에서 두 장째 받는 선수가 나오면 그 선수는 준결승전 출전이 불가능해집니다.
하지만 8강전이 최대 고비라고 평가되는 현 상황에서 전력의 추가 유출이 없다는 것은 정말 긍정적인 소식입니다.
★ 상대 골키퍼의 안면부상
대회 직전 호주의 골키퍼인 매튜 라이언이 안면부상을 당해서 마스크를 쓴 채로 경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점은 골키퍼로만 비교해 봤을 때 한국에 이득인 점입니다.
안면마스크를 쓰게 되면 시야의 핸디캡 때문에 경기 내내 불리함을 안고 뛰게 됩니다. 이는 2022 FIFA 월드컵 카타르 본선에서의 손흥민과 똑같은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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